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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의 연애일기 #1

with. JK


J 의 연애일기 with. JK


1.


오늘부터 우리 정국이랑 있었던 일을 쓰기로 했다. 편의상 토끼라고 부를거다, 정국이는 토끼니깐. 정국이랑은 200일을 만났다. 200일이면 짧다면 짧고 길다면긴 시간 아닌가? 정확히 말하면 245일. 


전토끼는 우리학교 체교과에서 잘생긴 얘를 맡고있다.페이스북 대숲에 자주 등장하는 그런... 아주 마음에 안들지만 그런 얘. 잘생겼지, 키도 크고 몸도 좋고 여자들이 좋아하는 모든 조건을 다 갖춘 토끼다. 가끔 그런 토끼를 내가 소유하고 있다는것에 죄책감이 들기도한다. 그래도 전토끼는 내거다! 음하하!


토끼는 어제부터 계속 245일을 기념해야한다며 만나서 데이트를 하자고 꼬셔댔다. 245일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둔게 아니라 오늘이 246일이라도 246일이니깐 데이트하자고 할것이다. 귀엽게.


잘생긴 얼굴을 들이대며 꼬셔대는데 누가 안 넘어가냐, 더군다나 난 박지민인데. 당연히 넘어가지. 그래서 결국 데이트하러 나왔다. 아 근데 정구가... 너무 더운뎅?


- 헉, 형 더워여?

- 웅...

- 많이 더워여?

- 웅...

- 핫씌 어떡하지, 카페 들어갈까?


내가 덥다고 칭얼대자 안절부절하는게 귀여워서 카페에 들어가기로 했다. 귀여우니깐 내가 살게. 넌 토끼니깐 주인이 사야지.


" 왜자꾸 나보고 토끼래여... "

" 웅? "

" 형은 가만보면 내가 토끼라서 좋아하는거 같아 "


구가, 너 토끼야? 이럼서 한바탕 웃으며 놀려댔더니 형이 자꾸 토끼라하니깐... 입꼬리가 축 쳐진 귀여운 토끼가 되었다. 아참, 우리 토끼는 내가 자신을 토끼라고 칭하는것을 알아버렸다. 국이 앞에서 친구랑 통화를 하게 됐는데 누구랑 있냐길래,


나 우리 토끼랑. 

이라고 했다가 한바탕 난리가 났다. 처음엔 토끼가 누군데여? 라고 하더니 그게 자신이라는걸 깨닫곤 아주 펄쩍 뛰는것이다. 근데 그마저도 귀여워서 아직 토끼다. 아마 정국이한텐 미안하지만 영원히 토끼일것이다. 


2.


데이트를 마무리 하고선 토끼가 집에 데려다줬다. 꺄하항. 집까지 가는 길에 국이가 데려다준다는게 기분이 좋아서 날아갈것같이 굴었다가 정국이가 삐졌다.


" 형은 나랑 헤어지는게 좋아여? "


아주 귀여워 죽는줄 알았다. 이런게 연하남을 만나는 묘미 아닐까? 삐진 토끼를 달래는건 생각보다 쉽다. 쪽쪽쪽. 구가, 오늘 더운뎅 데려다줘서 고마어. 온갖 아양을 떨며 뽀뽀귀신이 되어 뽀뽀를 해줬더니 금세 풀려 안가면 안되냐며 내 팔을 붙잡고 놓아주지않았다. 


" 너가 그럼 우리엄마한테 전화해서 오늘 너 집에서 잔다구 말행. "

" 아 형... "

" 우리엄마 나 기다리구있단말이야. 얼른 가야, "


엄마핑계를 대며 아쉽지만 토끼를 떼어놓고 있을때 휙붙잡혀 입술을 먹혀버리고 말았다. 우리 국이 완전 상토끼, 또 반함.


" ....국아 여기 우리, 집 앞, 인데 "


굿바이키스라며 번들거리는 입술로 해맑게 웃는 섹시한 토끼. 널 어떻게 안 사랑하냐구. 으헝헝.


3.


집에 들어오고나니 우리 국이한테 카톡이 와 있었다. 

[ 집에 도착했죠? 오늘도 같이 있어서 너무 좋았고 형 너무 귀여웠어요 또 보고싶다 내일도 볼까? 아참 오늘커피 형이 샀으니깐 내가 내일 밥이랑 영화... ]


하루종일 자기가 다 써놓고선 내가 커피 하나 산거가지고 내일 밥이랑 영화 보여준다는 바보가 어딨겠냐 싶지만은 여깄다. 우리의 토끼는 그렇다. 내가 사는꼴을 못 본다. 이건 처음부터 그랬다. 몰래 내가 계산해보기도 했지만 정국이가 속상해하는걸 보고 관뒀다.


[ 오늘 하루종일 너가 다 사놓구 난 커피 한잔 샀는데 ㅠㅠ 내일 나 과제 해야하는데 어떡하징 ]

[ 과제 카페에서 할건데 카페에서 볼랭? ]


한동안 답이 없길래 씻고왔더니 부재중이 4통이나 와 있는 것이다. [우리토끼] 한테. 놀래서 허겁지겁 전화를 걸었더니 보고싶어서 전화 했단다. 귀여운 자식.


-" 아참 형 근데 내일 어디서 과제 할건데여? "

" 학교 앞에서 하지 뭐, 거기 사람 없자나 "

-" .... 그럼 거기서 해요, 사람 없으니깐. "


....엥? 2초간의 정적이 뭘 의미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봤다. 아무래도 전정국 삐진것같다. 근데 뭐 때문에 삐진거지?


  1. 대충 학교 앞 카페에서 하자는 말투 때문에
  2. 사람 없으니깐 거기서 하자고 해서


이거 두개 말곤 삐질 포인트가 없지않을까 고민하다가대뜸 삐진 토끼가 그러는거다,


-" .... 형, 나 이제 잘려고. 끊을게 잘자. "


이런, 이거 사태가 심각한거 같은데? 전정국이 먼저 끊는 경우는 더더욱 없을뿐더러 사랑한다는 말도 없이끊었다! 지금 우리의 토끼는 삐진 상태다! 어떡하면 좋지?


4.


찝찝한 상태로 전토끼를 만나러 카페에 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과제 하는 나를 국이가 보러오는거였지만 지금 전토끼가 삐졌는데 과제 따위가 중요하냐.


...라 말했지만 나는 아무말 없이 녹차라떼를 먹고 있는 전정국을 두고 과제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아까, 조금 다퉜다. 어젯밤에 통화로 인해 정국이가 조금 삐진것 같기에 정국이가 자주 먹는 녹차라떼를 내가 살려고 했다. 원래 카페는 내가 항상 사니깐 살려고 했는데, 별다른 뜻은 없었는데.


" .... 내가 살게요. "

" 아니야, 내가 사도 돼. "

" 내가 살게. "

" 진짜 내가 사도 되는데, "


멋대로 자기 카드로 내는 정국이를 보니깐 기도 안찼다. 이번엔 내가 화가 나서 휙 돌아 자리로 갔다. 카드를 받아들고 따라 앉는 정국이를 보고도 그냥 조용히 노트북만 두드리고 있었다.


" 형, 화났어요? "

" ..... "

" 응? "

" 야, 거기서 너가 왜사? 왜 맨날 너가 사? 나 거지야? 내가 너한테 밥 얻어먹고 커피 얻어먹을려고 너 만나? "

" 아니, "

" 내가 아까 산다고 했잖아, 내가 사도 된다고. 내가 돈이 없는것도 아닌데 왜 맨날 얻어먹어? "

" .....형은 그렇게 밖에 생각 못해? "

" 뭐? "


이렇게 되면 싸움이 길어지는것이다. 욱하는 바람에 또 속사포로 서운한 티를 냈다. 내가 돈이 없는것도 아니고, 밥 얻어먹고 커피 얻어먹을려고 정국이 만나는것도 더더욱 아니다. 근데 왜 맨날 정국이가 사냔말이다. 


" 내가 형 내 돈으로 사주고 싶어서 그러는거라곤 생각안해? "

" 그러니깐 왜 자꾸 니돈으로 사주고 싶어하냐고. "

" 난 형한테 얻어먹기싫어요. "


.....그래, 나한테 그렇게 얻어먹기싫으면 그냥 데이트 하지말자. 그럼 너도나도 돈 안쓰니깐.

나도모르게 말이 헛나왔다. 욱하는 성질 언제 고치나 모르겠다. 내가 내뱉고도 눈치를 봤다. 화를 낼줄 알았던 정국이는 의외로 조용히 있었다. 눈치를 살살 보다가 숨막히는 정적이 싫었던 나는 다시 자판으로 손이 갔다. 사람이 얼마 없어서 카페에는 내가 치는 노트북 자판 소리로 가득했다. 그만큼 사람이 없었다.


결국 과제를 다 끝내는 2시간동안 말 한마디 없이 서로 할일만 했다. 뭔 생각을 그리 하는지 내가 과제를 하는 동안 정국이는 창밖을 보며 뭘 자꾸 생각하는 듯 했다. 사실 과제하면서 정국이가 집 가겠다고 하면 어떡하지, 정국이가 나가버리면 어떻게 잡지, 걔 체교과라서 엄청 빠른데. 이런 생각도 했다. 근데 전정국이는가만히 앉아있어주었다.


" .... 집에 갈거야? 나 과제 다 끝냈는데. "


창밖을 보니 어느새 어둑해질 무렵이라 묻는 말 이었다. 저녁을 먹고 만난탓에 어느덧 시간은 8시였다.


" ...데려다줄게. "

" 너 여기서 집 가깝잖아, 오늘은 나 혼자 갈게. "


..... 그래, 그럼. 

내가 한번 튕겼다고 전정국이 바로 알겠다고 했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별게 다 서운한 날. 아직 아까 싸운거 화해도 못했는데 전정국이 굳이 데려다 준다고 하면 나 집 가면서 화해 할려고 했는데. 뒤돌아가는 정국이를 보고 결국,


" 야 전정국! "

" ...... "

" 우리집 여기서 멀어. "

" ...... "

" 지금 어두워, "

" ....... "

" 나 무서운데. "

" ...... "

" ...나 혼자가? "


5.


평소 같았으면 뭐 이런 투정을 부리나, 내가 혼자 가겠다해놓고 왜이래 싶겠지만 오늘은 별게 다 서운한 그런 날이니깐.

내 외침에 결국 정국이 뒤돌아섰다. 부끄러운건지 더운건지 내 얼굴은 열기가 가득했다. 안그래도 홍조때문에 빨간 얼굴 더 빨개졌다.


" ...... "

" ...... "


걸어가는 길엔 아무 말이 없었다. 내가 버스도 택시도 안타고 걸어가겠다고 고집 부리는 바람에 이 더운날 밤에 걸어가고 있었다. 내가 먼저 말을 걸어야지, 언제걸까? 지금 걸까? 엄청난 고민을 하고 있을때,


" 형. "


아잇 깜짝이야. 소리까지 지를뻔 했다. 정국이도 나 처럼 고민을 한 걸까? 엄청 고민 했겠지?


" ...응. "

" 내가 미안해. "


또 예상치 못한 사과였다. 생각해보면 우리 둘다 잘한건 없었다. 잘못한것도 없,


" 형한테 얻어먹기싫다는게 아니라, 형한테 애취급 받기가 싫었어. "

" ....내가 언제 널 애취급했어, 그런거 안했어. "

" 형한테 얻어먹으면 애취급 받는거 같아서 싫었다고, 나는. "

" 그런거 아니야 진짜로.. "


평소엔 말도 잘 안 놓으면서 진지할땐 말을 놓곤했다. 괜히 더 긴장되게. 그나저나 정국이한테 들은 이야기는 좀 의외였다. 사실 김태형한테 들은적이 있었다. 윤기형이 자기를 너무 애 취급 한다고. 근데 정국이도 그렇게 생각할줄은 몰랐다. 귀엽다귀엽다 했던게 정국이한텐 애취급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토끼라고 부를때 펄쩍 뛰었던걸수도 있다.


" 근데 형이 그런 생각 할 줄은 몰랐어, 미안해. "

" ...나도 미안해, 근데 나 진짜 너 애라고 생각 안해."

" 그리고 어제 전화 먼저 끊은것도 미안해. "

" ....... "

" 형이 일부러 사람 없는 카페로 가는거 같아서, 다른 사람한테 나랑 같이 있는거 보여주기가 싫은건가 해서. "

" 정국아, 너는 왜그렇게 넘겨짚어 항상. "

" .....응? "

" 한번도 그런 생각 한적없어 나는. 다른 지역 사는 친구들도 다 알아, 너랑 만나는거. 내가 하도 자랑질을 해놔서. 일부러 사람 없는데로 가는건 맞아, 내가 시끄러운곳을 싫어해서. "


억울한 마음에 속사포로 뚜두뚜두 말해버렸다. 정말 서운했다. 누가 정국이랑 있는 내 모습을 다 찍어서 우리학교 대숲에 올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 한적도 있었다. 


어느새 우리는 멈춰서서 말을 하고 있었다. 정국이는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았다. 내가 사람 없는 카페로 가자고 했을때 혼자서 오만가지 생각을 다 했던 것 같아 조금 미안했다.


" 그런 생각하게 해서 미안해, 정국아. "


와락 껴안으며 말했다. 아무도 없는, 가로등 하나가 켜져있으며 후덥지근한 바람이 부는 골목길에서 우리는 화해를 했다. 


" 그러니깐 앞으론 혼자 생각하지말고 다 말해줘, 알겠지? "

" ...응. 나 생각보다, "

" 응? "

" 형 많이 좋아해. "


우리 둘만 있는, 가로등 하나가 켜져있으며 후덥지근한 바람이 부는 골목길이 연하남의 사랑고백에 어느 비단길 못지않게 아름다워보였다. 나도 사랑해, 정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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